2026.09.04 · FRI SEOUL VOL.02 / NO.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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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y Health Technology Gastronomy Culture Dispatc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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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lture 2026.08.20 4 min read Irang 글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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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큐 우메다, 아카이브와 신작이 만나는 이유

럭셔리 브랜드가 다시 꺼낸 과거, 오사카서 열리다

오사카 한큐 우메다 본점이 "TIME IS BEAUTIFUL 過去も、日常も、未来も、愛おしい(과거도, 일상도, 미래도, 사랑스럽다)"라는 이름의 대형 이벤트를 열고, 아카이브와 신작을 한 공간에서 교차시키는 실험에 나섰다. 드리스 반 노튼, 아크네 스튜디오스, 질 샌더, 누아 케이 니노미야, 파투 등 취향 좀 안다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름을 되뇌었을 브랜드들이 한자리에 모여, 과거 인기 상품의 한정 복각판과 26-27년 가을겨울 신작을 나란히 진열한다는 점이 특히 눈에 띈다. 백화점이 신상품을 파는 곳이라는 통념을 잠시 접어두고, "지나간 시즌도 오늘의 취향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정면에 내세운 기획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시즌 프로모션 이상의 무게를 지닌다.

무엇이 달라졌나

이번 이벤트의 핵심은 신상품 판매전이 아니라 '교차'라는 구성 방식에 있다. 메인 비주얼부터가 그 증거다. 모델이 입은 옷은 전부 파투 제품으로, 체크무늬 블라우스가 17만 9300엔, 그린 컬러 블라우스가 23만 6500엔, 스커트가 16만 3900엔, 여기에 슈슈 2만 6400엔과 브로치 6만 500엔까지 곁들여진다. 신발만 스타일리스트 소장품이라는 세세한 크레딧까지 밝힌 점은, 이 행사가 단순 판촉이 아니라 하나의 완성된 스타일링 화보로 기획됐음을 보여준다. 눈여겨볼 대목은 별도로 마련된 '한큐. 모드 스탠드' 코너다. 여기서는 드리스 반 노튼, 마르니 플라워 카페, 안 드뮐미스터 같은 브랜드의 DNA가 묻어나는 잡화와 테이블웨어, 푸드 아이템을 함께 팔고, 과거 인기 상품을 기간 한정으로 복각해 내놓는다. 옷이 아니라 식기와 소품, 음식까지로 브랜드 세계관을 확장한 것은, 백화점이 '취향을 파는 공간'으로 스스로를 재정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왜 지금인가

계절이 바뀌는 시점에 아카이브를 꺼내드는 선택은 우연이 아니다. 드리스 반 노튼은 이번 26-27년 가을겨울 컬렉션을 사춘기의 기억과 교복에서 착상을 얻었다고 밝혔는데, 이는 '과거를 오늘의 언어로 다시 쓴다'는 이번 행사 전체의 테마와 정확히 맞물린다. 아크네 스튜디오스 역시 브랜드 30년 역사를 담은 비주얼북과 26-27년 가을겨울 쇼피스를 나란히 전시해, 한 시즌의 신작이 브랜드의 긴 시간 위에 놓여 있다는 맥락을 함께 보여준다. 신상품만 반복해서 소비하는 흐름에 지친 소비자들에게, '왜 지금 이 옷인가'를 설명해주는 서사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시점이라는 점도 배경으로 읽을 만하다. 질 샌더가 내놓은 107만 2500엔짜리 코트는 1970년대 유럽 영화의 밤하늘을 본떠 은색 스팽글과 크리스털을 손으로 한 땀씩 수놓았다고 하는데, 이런 설명 자체가 '과거의 기술과 정서를 오늘 다시 입는다'는 이벤트의 취지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매 가을겨울 시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는 누아 케이 니노미야의 37만 1800엔짜리 재킷 역시, 반복되면서도 매번 새롭게 읽히는 '단골 아이템'의 존재감을 새삼 확인시켜준다.

다음에 볼 것

이벤트는 8월 26일부터 9월 22일까지 오사카 한큐 우메다 본점에서 이어지며, 일부 콘텐츠는 8월 27일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어서 방문 시점에 따라 만날 수 있는 구성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파투의 스타일링 세트부터 질 샌더의 손수 자수 코트, 누아 케이 니노미야의 시그니처 재킷까지 가격대가 넓게 퍼져 있는 만큼, 컬렉션 전체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각 브랜드가 '과거'를 다루는 방식의 차이를 비교해볼 수 있는 자리가 될 듯하다. 특히 한큐. 모드 스탠드에서 판매되는 한정 복각 상품들은 수량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관심 있는 품목이 있다면 행사 초반에 방문하는 편이 안전하다. 이번 기획이 반응을 얻는다면, 다른 백화점들도 '신상품 진열'을 넘어 브랜드의 시간과 역사를 함께 큐레이션하는 방식을 벤치마킹할 가능성이 크다. 아카이브를 판매의 언어로 번역하는 이 실험이 앞으로 백화점 매장 구성의 새로운 기준점이 될지, 다음 시즌 행사들을 통해 확인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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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큐 우메다, 아카이브와 신작이 만나는 이유

럭셔리 브랜드가 다시 꺼낸 과거, 오사카서 열리다

2026.08.20 · 4 min · Irang

오사카 한큐 우메다 본점이 "TIME IS BEAUTIFUL 過去も、日常も、未来も、愛おしい(과거도, 일상도, 미래도, 사랑스럽다)"라는 이름의 대형 이벤트를 열고, 아카이브와 신작을 한 공간에서 교차시키는 실험에 나섰다. 드리스 반 노튼, 아크네 스튜디오스, 질 샌더, 누아 케이 니노미야, 파투 등 취향 좀 안다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름을 되뇌었을 브랜드들이 한자리에 모여, 과거 인기 상품의 한정 복각판과 26-27년 가을겨울 신작을 나란히 진열한다는 점이 특히 눈에 띈다. 백화점이 신상품을 파는 곳이라는 통념을 잠시 접어두고, "지나간 시즌도 오늘의 취향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정면에 내세운 기획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시즌 프로모션 이상의 무게를 지닌다.

무엇이 달라졌나

이번 이벤트의 핵심은 신상품 판매전이 아니라 '교차'라는 구성 방식에 있다. 메인 비주얼부터가 그 증거다. 모델이 입은 옷은 전부 파투 제품으로, 체크무늬 블라우스가 17만 9300엔, 그린 컬러 블라우스가 23만 6500엔, 스커트가 16만 3900엔, 여기에 슈슈 2만 6400엔과 브로치 6만 500엔까지 곁들여진다. 신발만 스타일리스트 소장품이라는 세세한 크레딧까지 밝힌 점은, 이 행사가 단순 판촉이 아니라 하나의 완성된 스타일링 화보로 기획됐음을 보여준다. 눈여겨볼 대목은 별도로 마련된 '한큐. 모드 스탠드' 코너다. 여기서는 드리스 반 노튼, 마르니 플라워 카페, 안 드뮐미스터 같은 브랜드의 DNA가 묻어나는 잡화와 테이블웨어, 푸드 아이템을 함께 팔고, 과거 인기 상품을 기간 한정으로 복각해 내놓는다. 옷이 아니라 식기와 소품, 음식까지로 브랜드 세계관을 확장한 것은, 백화점이 '취향을 파는 공간'으로 스스로를 재정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왜 지금인가

계절이 바뀌는 시점에 아카이브를 꺼내드는 선택은 우연이 아니다. 드리스 반 노튼은 이번 26-27년 가을겨울 컬렉션을 사춘기의 기억과 교복에서 착상을 얻었다고 밝혔는데, 이는 '과거를 오늘의 언어로 다시 쓴다'는 이번 행사 전체의 테마와 정확히 맞물린다. 아크네 스튜디오스 역시 브랜드 30년 역사를 담은 비주얼북과 26-27년 가을겨울 쇼피스를 나란히 전시해, 한 시즌의 신작이 브랜드의 긴 시간 위에 놓여 있다는 맥락을 함께 보여준다. 신상품만 반복해서 소비하는 흐름에 지친 소비자들에게, '왜 지금 이 옷인가'를 설명해주는 서사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시점이라는 점도 배경으로 읽을 만하다. 질 샌더가 내놓은 107만 2500엔짜리 코트는 1970년대 유럽 영화의 밤하늘을 본떠 은색 스팽글과 크리스털을 손으로 한 땀씩 수놓았다고 하는데, 이런 설명 자체가 '과거의 기술과 정서를 오늘 다시 입는다'는 이벤트의 취지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매 가을겨울 시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는 누아 케이 니노미야의 37만 1800엔짜리 재킷 역시, 반복되면서도 매번 새롭게 읽히는 '단골 아이템'의 존재감을 새삼 확인시켜준다.

다음에 볼 것

이벤트는 8월 26일부터 9월 22일까지 오사카 한큐 우메다 본점에서 이어지며, 일부 콘텐츠는 8월 27일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어서 방문 시점에 따라 만날 수 있는 구성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파투의 스타일링 세트부터 질 샌더의 손수 자수 코트, 누아 케이 니노미야의 시그니처 재킷까지 가격대가 넓게 퍼져 있는 만큼, 컬렉션 전체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각 브랜드가 '과거'를 다루는 방식의 차이를 비교해볼 수 있는 자리가 될 듯하다. 특히 한큐. 모드 스탠드에서 판매되는 한정 복각 상품들은 수량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관심 있는 품목이 있다면 행사 초반에 방문하는 편이 안전하다. 이번 기획이 반응을 얻는다면, 다른 백화점들도 '신상품 진열'을 넘어 브랜드의 시간과 역사를 함께 큐레이션하는 방식을 벤치마킹할 가능성이 크다. 아카이브를 판매의 언어로 번역하는 이 실험이 앞으로 백화점 매장 구성의 새로운 기준점이 될지, 다음 시즌 행사들을 통해 확인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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