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3 · FRI SEOUL VOL.02 / NO.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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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y Health Technology Gastronomy Culture Dispatc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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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lture 2026.09.25 6 min read Irang 글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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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 Close Look

레이디 가가, 편의점 유니폼을 모드로 바꾸다

편의점 알바가 패션쇼가 되는 순간

패밀리마트가 9월 25일 오전 11시부터 26일 밤 11시 59분까지 전국 약 1만 1600개 매장의 디지털 사이니지를 레이디 가가 한 사람에게 통째로 내주기로 했다. 채용 캠페인에 세계적인 스타를 세우는 일 자체는 새롭지 않지만, 이번엔 접근 방식이 달랐다. 가가는 광고판 속에서 미소를 짓고 손을 흔드는 대신 실제로 레지스터를 두드리고 상품을 진열하고 대걸레를 미는 매장 노동을 연기했고, 그 동작의 대부분을 대본 없이 즉흥으로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 스튜디오에 편의점 매장을 통째로 재현해 놓고, 흑백으로만 처리된 화면 속에서 이 평범한 노동 공간이 갑자기 하나의 무대 퍼포먼스처럼 보이기 시작한 순간, 이 캠페인은 단순한 채용 광고를 벗어나 하나의 문화적 장면이 되었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던 편의점 유니폼이라는 물성이 스타의 몸을 거치며 전혀 다른 질감으로 읽히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이 소식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든다. 일본 전역 어디서나 마주치는 가장 익명적인 옷이 하루아침에 가장 개인적인 스타일링의 소재가 됐다는 점에서, 이 캠페인은 채용 마케팅의 사례가 아니라 옷과 노동과 취향이 서로를 다시 정의하는 문화적 실험으로 읽을 필요가 있다.

무엇이 달라졌나

이번 캠페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유니폼 자체의 위상이다. 패밀리마트는 지난 9월 낙합 히로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감수로 스태프 유니폼을 새로 선보였고, 가가는 그 유니폼과 매장 인기 상품인 라인양말을 모티프로 한 특별 의상을 입었다. 결과물은 평범한 근무복이 아니라 가슴에 'FamilyMart Staff' 자수가 놓이고 등판에는 라인 장식이 들어간 레더 드레스, 그 위에 가가의 이름을 가나로 새긴 네임배지까지 얹은 일회성 특주 의상이었다. 편의점 유니폼은 원래 익명성을 전제로 설계된 옷이다. 누가 입어도 똑같아 보이도록, 개인이 드러나지 않도록 만들어진 물건이 이번엔 정반대로 움직였다. 세계적인 아이콘 한 사람의 신체 위에서 그 옷은 오히려 가장 개인적이고 가장 스타일리시한 의상으로 재해석됐고, 패밀리마트라는 브랜드의 대중적이고 발랄한 이미지와 가가 특유의 모드한 스타일이 정면으로 부딪히며 새로운 인상을 만들어냈다. 네일 디자인마저 친구 미호가 패밀리마트를 테마로 직접 제작했다는 점은 이 프로젝트가 광고 한 편이 아니라 스타일링 전체를 관통하는 작업이었음을 보여준다. 채용 공고 하나를 알리기 위해 이만큼 정교한 의상과 연출을 투입했다는 것 자체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라는 소재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는 신호로 읽힌다.

왜 지금인가

일본 편의점 업계는 최근 몇 년째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고, 스태프 채용 캠페인에 점점 더 큰 자원을 투입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그 안에서 패밀리마트가 택한 답은 평범한 채용 공고가 아니라 문화적 사건에 가까운 콘텐츠였다. 세계 최정상급 팝스타를 데려와 매장 노동을 직접 연기하게 만드는 발상은, 이 일이 더 이상 단순 노무가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즐길 만한 퍼포먼스로 보일 수 있다는 인식 전환을 겨냥한다. 동시에 가가 쪽에서도 이 협업은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인터뷰에서 그는 일본 문화와 팬들에 대한 애정을 반복해서 강조했고, 패밀리마트의 인기 메뉴인 파미치킨을 맛있게 먹었다고 말했으며 차가운 소바를 가장 좋아하는 일본 음식으로 꼽았다. 세계적인 스타가 현지 서민 문화의 상징인 편의점 음식을 진심으로 즐긴다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소비자에게 친밀감을 준다. 패션 아이콘이 가장 비일상적인 무대 대신 가장 일상적인 매장을 무대로 골랐다는 점도 시기적으로 의미가 있다. 화려함과 평범함의 경계를 허무는 이런 협업은, 명품과 생활용품, 스타와 아르바이트생 사이의 거리를 좁히려는 최근 브랜드 캠페인들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편의점 3사가 상시로 스태프를 두고 경쟁하는 일본 시장에서 눈에 띄는 채용 광고 하나는 곧바로 매장 앞 대기줄과 지원자 수로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해서, 세계적인 화제성을 빌려온 이번 선택은 절박함과 자신감이 동시에 읽히는 결정이다.

다음에 볼 것

이번 캠페인은 하루 반나절이라는 짧은 노출 기간 안에 승부를 보도록 설계됐다. 9월 25일 오전 11시부터 26일 밤 11시 59분까지, 전국 약 1만 1600개 매장의 사이니지를 이 광고 하나가 독점하는 방식이라 실제 매장을 찾은 손님이라면 누구나 이 화면을 마주치게 된다. 매장 안에서는 CM 본편 외에도 촬영 비하인드와 인터뷰를 담은 매장 한정 영상이 함께 공개되는데, 여기서 가가가 유니폼을 모드로 해석한 이유나 매장 스태프를 연기하며 느낀 점을 직접 말하는 장면을 더 볼 수 있다. 앞으로 지켜볼 지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이 새 유니폼이 실제 전국 매장 스태프에게 어떻게 정착하는지, 낙합 히로미의 디자인이 현장 반응을 얼마나 얻는지다. 다른 하나는 이런 스타 기반 채용 캠페인이 실제 지원자 증가로 이어지는지 여부다. 만약 이번 시도가 유효한 성과로 확인된다면, 유니폼이라는 물성을 패션의 언어로 다시 쓰는 협업은 편의점을 넘어 다른 서비스업 채용 시장으로도 번질 가능성이 크다. 평범한 노동복을 무대 의상으로 바꾸는 일이 더 이상 예외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하나의 채용 전략으로 자리잡을지, 이번 캠페인의 여운이 그 답을 먼저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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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알바가 패션쇼가 되는 순간

2026.09.25 · 6 min · Irang

패밀리마트가 9월 25일 오전 11시부터 26일 밤 11시 59분까지 전국 약 1만 1600개 매장의 디지털 사이니지를 레이디 가가 한 사람에게 통째로 내주기로 했다. 채용 캠페인에 세계적인 스타를 세우는 일 자체는 새롭지 않지만, 이번엔 접근 방식이 달랐다. 가가는 광고판 속에서 미소를 짓고 손을 흔드는 대신 실제로 레지스터를 두드리고 상품을 진열하고 대걸레를 미는 매장 노동을 연기했고, 그 동작의 대부분을 대본 없이 즉흥으로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 스튜디오에 편의점 매장을 통째로 재현해 놓고, 흑백으로만 처리된 화면 속에서 이 평범한 노동 공간이 갑자기 하나의 무대 퍼포먼스처럼 보이기 시작한 순간, 이 캠페인은 단순한 채용 광고를 벗어나 하나의 문화적 장면이 되었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던 편의점 유니폼이라는 물성이 스타의 몸을 거치며 전혀 다른 질감으로 읽히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이 소식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든다. 일본 전역 어디서나 마주치는 가장 익명적인 옷이 하루아침에 가장 개인적인 스타일링의 소재가 됐다는 점에서, 이 캠페인은 채용 마케팅의 사례가 아니라 옷과 노동과 취향이 서로를 다시 정의하는 문화적 실험으로 읽을 필요가 있다.

무엇이 달라졌나

이번 캠페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유니폼 자체의 위상이다. 패밀리마트는 지난 9월 낙합 히로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감수로 스태프 유니폼을 새로 선보였고, 가가는 그 유니폼과 매장 인기 상품인 라인양말을 모티프로 한 특별 의상을 입었다. 결과물은 평범한 근무복이 아니라 가슴에 'FamilyMart Staff' 자수가 놓이고 등판에는 라인 장식이 들어간 레더 드레스, 그 위에 가가의 이름을 가나로 새긴 네임배지까지 얹은 일회성 특주 의상이었다. 편의점 유니폼은 원래 익명성을 전제로 설계된 옷이다. 누가 입어도 똑같아 보이도록, 개인이 드러나지 않도록 만들어진 물건이 이번엔 정반대로 움직였다. 세계적인 아이콘 한 사람의 신체 위에서 그 옷은 오히려 가장 개인적이고 가장 스타일리시한 의상으로 재해석됐고, 패밀리마트라는 브랜드의 대중적이고 발랄한 이미지와 가가 특유의 모드한 스타일이 정면으로 부딪히며 새로운 인상을 만들어냈다. 네일 디자인마저 친구 미호가 패밀리마트를 테마로 직접 제작했다는 점은 이 프로젝트가 광고 한 편이 아니라 스타일링 전체를 관통하는 작업이었음을 보여준다. 채용 공고 하나를 알리기 위해 이만큼 정교한 의상과 연출을 투입했다는 것 자체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라는 소재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는 신호로 읽힌다.

왜 지금인가

일본 편의점 업계는 최근 몇 년째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고, 스태프 채용 캠페인에 점점 더 큰 자원을 투입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그 안에서 패밀리마트가 택한 답은 평범한 채용 공고가 아니라 문화적 사건에 가까운 콘텐츠였다. 세계 최정상급 팝스타를 데려와 매장 노동을 직접 연기하게 만드는 발상은, 이 일이 더 이상 단순 노무가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즐길 만한 퍼포먼스로 보일 수 있다는 인식 전환을 겨냥한다. 동시에 가가 쪽에서도 이 협업은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인터뷰에서 그는 일본 문화와 팬들에 대한 애정을 반복해서 강조했고, 패밀리마트의 인기 메뉴인 파미치킨을 맛있게 먹었다고 말했으며 차가운 소바를 가장 좋아하는 일본 음식으로 꼽았다. 세계적인 스타가 현지 서민 문화의 상징인 편의점 음식을 진심으로 즐긴다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소비자에게 친밀감을 준다. 패션 아이콘이 가장 비일상적인 무대 대신 가장 일상적인 매장을 무대로 골랐다는 점도 시기적으로 의미가 있다. 화려함과 평범함의 경계를 허무는 이런 협업은, 명품과 생활용품, 스타와 아르바이트생 사이의 거리를 좁히려는 최근 브랜드 캠페인들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편의점 3사가 상시로 스태프를 두고 경쟁하는 일본 시장에서 눈에 띄는 채용 광고 하나는 곧바로 매장 앞 대기줄과 지원자 수로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해서, 세계적인 화제성을 빌려온 이번 선택은 절박함과 자신감이 동시에 읽히는 결정이다.

다음에 볼 것

이번 캠페인은 하루 반나절이라는 짧은 노출 기간 안에 승부를 보도록 설계됐다. 9월 25일 오전 11시부터 26일 밤 11시 59분까지, 전국 약 1만 1600개 매장의 사이니지를 이 광고 하나가 독점하는 방식이라 실제 매장을 찾은 손님이라면 누구나 이 화면을 마주치게 된다. 매장 안에서는 CM 본편 외에도 촬영 비하인드와 인터뷰를 담은 매장 한정 영상이 함께 공개되는데, 여기서 가가가 유니폼을 모드로 해석한 이유나 매장 스태프를 연기하며 느낀 점을 직접 말하는 장면을 더 볼 수 있다. 앞으로 지켜볼 지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이 새 유니폼이 실제 전국 매장 스태프에게 어떻게 정착하는지, 낙합 히로미의 디자인이 현장 반응을 얼마나 얻는지다. 다른 하나는 이런 스타 기반 채용 캠페인이 실제 지원자 증가로 이어지는지 여부다. 만약 이번 시도가 유효한 성과로 확인된다면, 유니폼이라는 물성을 패션의 언어로 다시 쓰는 협업은 편의점을 넘어 다른 서비스업 채용 시장으로도 번질 가능성이 크다. 평범한 노동복을 무대 의상으로 바꾸는 일이 더 이상 예외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하나의 채용 전략으로 자리잡을지, 이번 캠페인의 여운이 그 답을 먼저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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