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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lture 2026.09.25 5 min read Irang 글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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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발라드에서 헤드라이너로, 줄리아 울프의 계절

'딥 엔드' 투어와 새 싱글이 그리는 다음 장

알트팝 싱어송라이터 줄리아 울프(Julia Wolf)가 지난 9월 10일, 첫 헤드라이닝 월드투어 '딥 엔드(Deep End)'의 막을 올렸다. 이 투어가 시작부터 화제인 이유는 첫 공연지가 다름 아닌 워싱턴주 포크스라는 점이다. 소설과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배경으로 알려진 이 작은 마을을, 흡혈귀와 로맨스가 아니라 한 신예 뮤지션의 출발점으로 다시 호출한 선택 자체가 지금 그녀를 둘러싼 문화적 위치를 보여준다. 롱아일랜드에서 자라 10년 가까이 무대에 올랐던 그는 'In My Room' 한 곡으로 틱톡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컬트적인 팬층을 확보했고, 이후 EDM 프로듀서 존 서밋과 드레이크의 곡에 잇따라 이름을 올리며 장르를 넘나드는 커리어를 쌓았다. 2025년 앨범 'Pressure'로는 알트록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데뷔부터 지금까지 걸린 물리적 시간과, 최근 몇 년 사이 쏟아진 화제성 사이의 간극이야말로 지금 줄리아 울프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무엇이 달라졌나

이번 투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줄리아 울프의 정체성이 '틱톡에서 발견된 신인'에서 '스스로 서사를 설계하는 아티스트'로 옮겨갔다는 점이다. 'In My Room'이 그를 세상에 알린 곡이었다면, 2025년 앨범 'Pressure'에 담긴 'Jennifer's Body' 같은 곡들은 알트록으로 무게를 옮기며 한 장르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신호를 분명히 했다. 여기에 EDM 신에서 존 서밋과 함께한 피처링, 힙합 최상단에 있는 드레이크와의 협업까지 더해지면 장르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이력이 완성된다. 새 싱글 'Lamb' 발표와 맞물린 이번 투어는 단순한 홍보성 공연이 아니라, 바이럴 한 곡으로 반짝 소비되고 사라지는 흔한 틱톡발 아티스트들과 자신을 구분 짓는 선언에 가깝다. 실제로 그는 인터뷰에서도 마녀술이나 계절 감각처럼 개인적인 취향과 미감을 스스럼없이 드러내는데, 단종된 배스 앤 바디웍스의 펌킨 스파이스 향수를 굳이 중고거래 플랫폼 뎁(Depop)에서 구해 뿌리는 태도는, 대량생산된 유행이 아니라 단종되고 사라진 것들 속에서 자기만의 계절감을 다시 조립하는 요즘 세대의 소비 방식과도 정확히 겹친다.

왜 지금인가

줄리아 울프의 부상은 음악 산업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최근 몇 년간 틱톡은 무명의 곡을 하루아침에 스타로 만드는 통로였지만, 그 유행이 앨범 단위의 커리어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한 곡의 순간적 확산과 10년 가까운 무대 경력이 동시에 존재하는 줄리아 울프의 이력은 '역주행'과 '오랜 무명 생활' 두 서사를 모두 갖고 있어, 최근 음악 산업이 찾고 있는 '진짜 서사가 있는 아티스트' 상에 정확히 부합한다. 또한 EDM과 힙합, 알트록을 오가는 협업 이력은 장르가 허물어진 지금의 플레이리스트 소비 방식과도 맞물린다. 청취자들은 더 이상 한 장르의 팬으로만 남지 않고, 무드와 계절에 따라 곡을 골라 듣는다. 가을의 시작과 함께 헤드라이닝 투어를 여는 시점 역시 우연이 아니다. 그가 직접 밝힌 '가을 냄새'로의 전환처럼, 이 투어는 계절이 바뀌는 순간에 맞춰 자신의 무드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제시하는 전략이자, 트와일라잇이라는 2000년대 후반 하이틴 문화의 상징적 장소를 소환해 지금 세대의 노스탤지어 감성을 자극하려는 선택으로도 읽힌다.

다음에 볼 것

이번 '딥 엔드' 투어는 지난 7월 발표됐고, 9월 10일 워싱턴주 포크스 공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일정에 들어갔다. 헤드라이닝 투어인 만큼 이후 도시별 세트리스트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신곡 'Lamb'이 기존 앨범 'Pressure'의 수록곡들과 어떤 흐름으로 배치되는지를 지켜볼 만하다. 그의 커리어가 한 곡의 바이럴에서 장르를 넘나드는 협업으로, 다시 앨범 단위의 서사로 확장돼 온 궤적을 감안하면, 이번 투어 이후 나올 다음 작업물이 알트록 쪽으로 더 깊이 들어갈지, EDM이나 힙합과의 접점을 다시 넓힐지도 관전 포인트다. 무대 밖에서 그가 보여주는 취향, 이를테면 단종된 향수를 중고 거래로 구해 쓰는 태도나 구체적 장소를 투어의 상징으로 소환하는 감각은 음악 자체보다 오래 남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그의 무대와 발언들이 쌓일수록, 'In My Room'의 틱톡 스타가 아니라 자기만의 계절과 장소, 물건으로 서사를 쌓아가는 아티스트로서의 이미지가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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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발라드에서 헤드라이너로, 줄리아 울프의 계절

'딥 엔드' 투어와 새 싱글이 그리는 다음 장

2026.09.25 · 5 min · Irang

알트팝 싱어송라이터 줄리아 울프(Julia Wolf)가 지난 9월 10일, 첫 헤드라이닝 월드투어 '딥 엔드(Deep End)'의 막을 올렸다. 이 투어가 시작부터 화제인 이유는 첫 공연지가 다름 아닌 워싱턴주 포크스라는 점이다. 소설과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배경으로 알려진 이 작은 마을을, 흡혈귀와 로맨스가 아니라 한 신예 뮤지션의 출발점으로 다시 호출한 선택 자체가 지금 그녀를 둘러싼 문화적 위치를 보여준다. 롱아일랜드에서 자라 10년 가까이 무대에 올랐던 그는 'In My Room' 한 곡으로 틱톡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컬트적인 팬층을 확보했고, 이후 EDM 프로듀서 존 서밋과 드레이크의 곡에 잇따라 이름을 올리며 장르를 넘나드는 커리어를 쌓았다. 2025년 앨범 'Pressure'로는 알트록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데뷔부터 지금까지 걸린 물리적 시간과, 최근 몇 년 사이 쏟아진 화제성 사이의 간극이야말로 지금 줄리아 울프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무엇이 달라졌나

이번 투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줄리아 울프의 정체성이 '틱톡에서 발견된 신인'에서 '스스로 서사를 설계하는 아티스트'로 옮겨갔다는 점이다. 'In My Room'이 그를 세상에 알린 곡이었다면, 2025년 앨범 'Pressure'에 담긴 'Jennifer's Body' 같은 곡들은 알트록으로 무게를 옮기며 한 장르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신호를 분명히 했다. 여기에 EDM 신에서 존 서밋과 함께한 피처링, 힙합 최상단에 있는 드레이크와의 협업까지 더해지면 장르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이력이 완성된다. 새 싱글 'Lamb' 발표와 맞물린 이번 투어는 단순한 홍보성 공연이 아니라, 바이럴 한 곡으로 반짝 소비되고 사라지는 흔한 틱톡발 아티스트들과 자신을 구분 짓는 선언에 가깝다. 실제로 그는 인터뷰에서도 마녀술이나 계절 감각처럼 개인적인 취향과 미감을 스스럼없이 드러내는데, 단종된 배스 앤 바디웍스의 펌킨 스파이스 향수를 굳이 중고거래 플랫폼 뎁(Depop)에서 구해 뿌리는 태도는, 대량생산된 유행이 아니라 단종되고 사라진 것들 속에서 자기만의 계절감을 다시 조립하는 요즘 세대의 소비 방식과도 정확히 겹친다.

왜 지금인가

줄리아 울프의 부상은 음악 산업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최근 몇 년간 틱톡은 무명의 곡을 하루아침에 스타로 만드는 통로였지만, 그 유행이 앨범 단위의 커리어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한 곡의 순간적 확산과 10년 가까운 무대 경력이 동시에 존재하는 줄리아 울프의 이력은 '역주행'과 '오랜 무명 생활' 두 서사를 모두 갖고 있어, 최근 음악 산업이 찾고 있는 '진짜 서사가 있는 아티스트' 상에 정확히 부합한다. 또한 EDM과 힙합, 알트록을 오가는 협업 이력은 장르가 허물어진 지금의 플레이리스트 소비 방식과도 맞물린다. 청취자들은 더 이상 한 장르의 팬으로만 남지 않고, 무드와 계절에 따라 곡을 골라 듣는다. 가을의 시작과 함께 헤드라이닝 투어를 여는 시점 역시 우연이 아니다. 그가 직접 밝힌 '가을 냄새'로의 전환처럼, 이 투어는 계절이 바뀌는 순간에 맞춰 자신의 무드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제시하는 전략이자, 트와일라잇이라는 2000년대 후반 하이틴 문화의 상징적 장소를 소환해 지금 세대의 노스탤지어 감성을 자극하려는 선택으로도 읽힌다.

다음에 볼 것

이번 '딥 엔드' 투어는 지난 7월 발표됐고, 9월 10일 워싱턴주 포크스 공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일정에 들어갔다. 헤드라이닝 투어인 만큼 이후 도시별 세트리스트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신곡 'Lamb'이 기존 앨범 'Pressure'의 수록곡들과 어떤 흐름으로 배치되는지를 지켜볼 만하다. 그의 커리어가 한 곡의 바이럴에서 장르를 넘나드는 협업으로, 다시 앨범 단위의 서사로 확장돼 온 궤적을 감안하면, 이번 투어 이후 나올 다음 작업물이 알트록 쪽으로 더 깊이 들어갈지, EDM이나 힙합과의 접점을 다시 넓힐지도 관전 포인트다. 무대 밖에서 그가 보여주는 취향, 이를테면 단종된 향수를 중고 거래로 구해 쓰는 태도나 구체적 장소를 투어의 상징으로 소환하는 감각은 음악 자체보다 오래 남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그의 무대와 발언들이 쌓일수록, 'In My Room'의 틱톡 스타가 아니라 자기만의 계절과 장소, 물건으로 서사를 쌓아가는 아티스트로서의 이미지가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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