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3 · FRI SEOUL VOL.02 / NO.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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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y Health Technology Gastronomy Culture Dispatc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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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lture 2026.09.26 5 min read Irang 글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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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 Close Look

키스와 온이 신발 대신 판 것은 러닝 크루였다

도쿄 5km, 신발보다 먼저 뛴 커뮤니티

키스(KITH)와 온(On)의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9월 19일 도쿄에서 벌어진 일은 신발 하나를 소개하는 자리치고는 결이 달랐다. 두 브랜드가 공동 개발한 러닝화 '케이-테크 1(K-Tech 1)'의 신규 컬러웨이를 공개하면서, 아예 도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로컬 러너 약 20명을 모아 실제로 거리를 달리는 '런 세션'을 연 것이다. 출발지는 키스 도쿄(KITH TOKYO) 매장, 종착지는 도쿄를 상징하는 산책로 중 하나인 가이엔마에(外苑前)의 은행나무 길, 왕복 약 5km 코스였다. 신발을 신겨주고 사진을 찍는 런칭 행사가 아니라, 실제로 그 신발을 신고 낯선 사람들과 함께 도시를 가로지르게 만든 것 자체가 이번 이벤트의 핵심이다. 보통 이런 협업 스니커즈는 매장 진열대 위에서 이미지로만 소비되고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는 취재진까지 직접 신발을 신고 대열에 합류해 몸으로 성능을 확인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접근 방식 자체가 달랐다. 패션 브랜드가 스니커즈를 내놓는 방식과, 러닝이라는 신체 활동이 만들어내는 공동체의 감각이 한 자리에서 겹쳐졌다는 점에서, 이 행사는 제품보다 '장면'을 먼저 보여주려 한 시도로 읽힌다.

무엇이 달라졌나

'케이-테크' 시리즈는 키스와 온이 처음부터 함께 설계한 협업 라인이라는 점에서, 흔한 로고 콜라보와는 출발선이 다르다. 이번 K-Tech 1은 합성 스웨이드 소재의 텅과 열로 압착한 핫멜트 오버레이, 통기성을 살린 퍼포먼스 메시를 조합한 어퍼를 얹었고, 그 아래에는 온의 대표 러닝화 '클라우드스위프트(CloudSwift)'에 쓰이던 보텀 유닛을 그대로 가져와 붙였다. 추진력을 담당하는 스피드보드와 쿠션·안정성을 동시에 잡는 이중 밀도의 헬리온 폼 미드솔까지, 러닝화로서 갖춰야 할 구조는 온 쪽 기술을 고스란히 살렸다. 반면 아웃솔은 키스 특유의 감각으로 그려낸 샤크(shark) 패턴을 넣어, 겉모습만 보면 스트리트 패션 슈즈에 가깝게 마무리했다. 즉 겉은 키스, 속은 온이라는 단순한 역할 분담이 아니라, 실제로 5km를 달려본 참가자 발엔 발목을 단단히 붙잡아 주는 홀드감과 착지 후 다음 걸음으로 매끄럽게 넘어가는 반발력이 함께 느껴졌다는 후기가 나올 만큼, 두 브랜드의 기술이 한 켤레 안에서 실제로 맞물려 작동했다는 게 이전 콜라보와 가장 크게 달라진 지점이다. 스펙 나열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신고 걸어야만 비로소 드러나는 디자인의 완성도까지 갖췄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왜 지금인가

패션 브랜드가 러닝화 시장에 손을 뻗는 일은 이제 드물지 않지만, 이번처럼 '신발을 신고 함께 달리는 자리'까지 만드는 방식은 결이 다르다. 러닝은 최근 몇 년 사이 헬스장 운동을 넘어, 옷차림과 크루 문화, 도시 산책로를 소비하는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번진 취미다. 혼자 기록을 재는 러너보다, 같은 루트를 함께 뛰고 끝나면 카페나 매장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러닝 크루' 문화가 도쿄를 비롯한 대도시에서 빠르게 자리 잡은 배경이 있다. 키스와 온이 이번 세션에서 굳이 '기록 단축'이나 '거리 늘리기' 같은 목표를 강조하지 않고, 초면인 참가자들끼리도 편하게 어울리는 페이스를 유지한 것은 이 흐름을 정확히 겨냥한 선택으로 보인다. 신발의 성능을 알리는 것과, 그 신발을 신고 모일 이유를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마케팅이다. 스니커즈 하나로 커뮤니티를 형성하려는 시도가 지금 나온 이유는, 러닝이 운동이자 취향의 언어로 굳어지는 이 시점에 두 브랜드가 그 언어의 발신자로 서고 싶어 하기 때문일 것이다. 기능성 러닝 브랜드와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가 서로의 팬덤을 교환하는 협업이 늘어나는 흐름 속에서, 제품보다 앞서 '함께 달리는 경험'을 먼저 내놓았다는 점은 다른 협업과 구분되는 지점이다.

다음에 볼 것

이번 K-Tech 1 신규 컬러웨이 공개에 이어, 키스와 온의 협업은 이미 다음 단계를 준비해 둔 상태다. 두 브랜드는 앞서 'K-Tech 3' 스니커즈와 함께 2026년 가을 신작 아파렐 라인을 발표한 적이 있고, 이를 기념해 키스의 카페 공간인 '키스 트리츠(KITH TREATS)'에서는 온과 함께 만든 한정판 협업 음료도 선보였다. 실제로 이번 런 세션이 끝난 뒤 참가자들이 향한 곳도 바로 이 키스 트리츠였는데, 코코 말차를 포함한 회복용 음료로 마무리하는 동선까지 짜여 있었다는 점에서, 이 브랜드가 제품 하나를 파는 데서 그치지 않고 '달리기 전-달리는 중-달린 후'라는 하루 전체를 설계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앞으로 관심 있게 볼 지점은 이 컬러웨이의 정식 출시 시점과 가격, 그리고 이런 런 세션이 도쿄 한 도시에서 그치는 이벤트인지 다른 지역으로 확장될 신호인지다. 패션과 스포츠의 경계를 오가는 협업이 늘어나는 지금, 신발 한 켤레가 아니라 그 신발을 신고 모이는 자리 자체를 브랜드 경험으로 파는 방식이 얼마나 더 넓게 퍼질지 지켜볼 만하다. 신발과 음료, 러닝과 카페가 한 동선 안에 묶이는 이 구조가 다음 시즌에는 어떤 도시로 옮겨갈지도 함께 지켜볼 대목이다.

KITHKITH TOK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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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와 온이 신발 대신 판 것은 러닝 크루였다

도쿄 5km, 신발보다 먼저 뛴 커뮤니티

2026.09.26 · 5 min · Irang

키스(KITH)와 온(On)의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9월 19일 도쿄에서 벌어진 일은 신발 하나를 소개하는 자리치고는 결이 달랐다. 두 브랜드가 공동 개발한 러닝화 '케이-테크 1(K-Tech 1)'의 신규 컬러웨이를 공개하면서, 아예 도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로컬 러너 약 20명을 모아 실제로 거리를 달리는 '런 세션'을 연 것이다. 출발지는 키스 도쿄(KITH TOKYO) 매장, 종착지는 도쿄를 상징하는 산책로 중 하나인 가이엔마에(外苑前)의 은행나무 길, 왕복 약 5km 코스였다. 신발을 신겨주고 사진을 찍는 런칭 행사가 아니라, 실제로 그 신발을 신고 낯선 사람들과 함께 도시를 가로지르게 만든 것 자체가 이번 이벤트의 핵심이다. 보통 이런 협업 스니커즈는 매장 진열대 위에서 이미지로만 소비되고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는 취재진까지 직접 신발을 신고 대열에 합류해 몸으로 성능을 확인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접근 방식 자체가 달랐다. 패션 브랜드가 스니커즈를 내놓는 방식과, 러닝이라는 신체 활동이 만들어내는 공동체의 감각이 한 자리에서 겹쳐졌다는 점에서, 이 행사는 제품보다 '장면'을 먼저 보여주려 한 시도로 읽힌다.

무엇이 달라졌나

'케이-테크' 시리즈는 키스와 온이 처음부터 함께 설계한 협업 라인이라는 점에서, 흔한 로고 콜라보와는 출발선이 다르다. 이번 K-Tech 1은 합성 스웨이드 소재의 텅과 열로 압착한 핫멜트 오버레이, 통기성을 살린 퍼포먼스 메시를 조합한 어퍼를 얹었고, 그 아래에는 온의 대표 러닝화 '클라우드스위프트(CloudSwift)'에 쓰이던 보텀 유닛을 그대로 가져와 붙였다. 추진력을 담당하는 스피드보드와 쿠션·안정성을 동시에 잡는 이중 밀도의 헬리온 폼 미드솔까지, 러닝화로서 갖춰야 할 구조는 온 쪽 기술을 고스란히 살렸다. 반면 아웃솔은 키스 특유의 감각으로 그려낸 샤크(shark) 패턴을 넣어, 겉모습만 보면 스트리트 패션 슈즈에 가깝게 마무리했다. 즉 겉은 키스, 속은 온이라는 단순한 역할 분담이 아니라, 실제로 5km를 달려본 참가자 발엔 발목을 단단히 붙잡아 주는 홀드감과 착지 후 다음 걸음으로 매끄럽게 넘어가는 반발력이 함께 느껴졌다는 후기가 나올 만큼, 두 브랜드의 기술이 한 켤레 안에서 실제로 맞물려 작동했다는 게 이전 콜라보와 가장 크게 달라진 지점이다. 스펙 나열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신고 걸어야만 비로소 드러나는 디자인의 완성도까지 갖췄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왜 지금인가

패션 브랜드가 러닝화 시장에 손을 뻗는 일은 이제 드물지 않지만, 이번처럼 '신발을 신고 함께 달리는 자리'까지 만드는 방식은 결이 다르다. 러닝은 최근 몇 년 사이 헬스장 운동을 넘어, 옷차림과 크루 문화, 도시 산책로를 소비하는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번진 취미다. 혼자 기록을 재는 러너보다, 같은 루트를 함께 뛰고 끝나면 카페나 매장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러닝 크루' 문화가 도쿄를 비롯한 대도시에서 빠르게 자리 잡은 배경이 있다. 키스와 온이 이번 세션에서 굳이 '기록 단축'이나 '거리 늘리기' 같은 목표를 강조하지 않고, 초면인 참가자들끼리도 편하게 어울리는 페이스를 유지한 것은 이 흐름을 정확히 겨냥한 선택으로 보인다. 신발의 성능을 알리는 것과, 그 신발을 신고 모일 이유를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마케팅이다. 스니커즈 하나로 커뮤니티를 형성하려는 시도가 지금 나온 이유는, 러닝이 운동이자 취향의 언어로 굳어지는 이 시점에 두 브랜드가 그 언어의 발신자로 서고 싶어 하기 때문일 것이다. 기능성 러닝 브랜드와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가 서로의 팬덤을 교환하는 협업이 늘어나는 흐름 속에서, 제품보다 앞서 '함께 달리는 경험'을 먼저 내놓았다는 점은 다른 협업과 구분되는 지점이다.

다음에 볼 것

이번 K-Tech 1 신규 컬러웨이 공개에 이어, 키스와 온의 협업은 이미 다음 단계를 준비해 둔 상태다. 두 브랜드는 앞서 'K-Tech 3' 스니커즈와 함께 2026년 가을 신작 아파렐 라인을 발표한 적이 있고, 이를 기념해 키스의 카페 공간인 '키스 트리츠(KITH TREATS)'에서는 온과 함께 만든 한정판 협업 음료도 선보였다. 실제로 이번 런 세션이 끝난 뒤 참가자들이 향한 곳도 바로 이 키스 트리츠였는데, 코코 말차를 포함한 회복용 음료로 마무리하는 동선까지 짜여 있었다는 점에서, 이 브랜드가 제품 하나를 파는 데서 그치지 않고 '달리기 전-달리는 중-달린 후'라는 하루 전체를 설계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앞으로 관심 있게 볼 지점은 이 컬러웨이의 정식 출시 시점과 가격, 그리고 이런 런 세션이 도쿄 한 도시에서 그치는 이벤트인지 다른 지역으로 확장될 신호인지다. 패션과 스포츠의 경계를 오가는 협업이 늘어나는 지금, 신발 한 켤레가 아니라 그 신발을 신고 모이는 자리 자체를 브랜드 경험으로 파는 방식이 얼마나 더 넓게 퍼질지 지켜볼 만하다. 신발과 음료, 러닝과 카페가 한 동선 안에 묶이는 이 구조가 다음 시즌에는 어떤 도시로 옮겨갈지도 함께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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