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4 · FRI SEOUL VOL.02 / NO.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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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lture 2026.08.28 5 min read Irang 글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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뭄바이 몬순, 카메라로 걷는 도시의 얼굴들

5년간 골목을 걸어 담은 뭄바이 우기

인도 뭄바이는 매년 6월부터 9월까지 몬순, 즉 우기를 통과한다. 거리가 물에 잠기고 대중교통이 멈추는 계절이지만, 사진가 야시 셰스(Yash Sheth)에게는 오히려 도시가 가장 솔직한 얼굴을 드러내는 시간이다. 5년째 카메라 하나만 들고 뭄바이 골목을 걸어온 그는 최근 '더 몬순 프로젝트(The Monsoon Project)'라는 이름으로 27장의 사진을 묶어 공개했다.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나 마린 드라이브처럼 익숙한 관광지가 아니라, 우산을 쓴 행인이 물웅덩이를 건너고 빗물이 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뒷골목의 순간들이 담겼다. 한 장의 홍보 이미지가 아니라 5년간 매일 도시를 관찰해 쌓은 기록이라는 점에서, 이 시리즈가 지금 조용히 회자되는 이유를 짚어볼 만하다. 취향의 문제로 보면, 이 작업은 '어디를 찍었는가'보다 '얼마나 오래, 어떻게 머물렀는가'가 이미지의 질을 결정한다는 걸 다시 보여준다.

무엇이 달라졌나

셰스의 출발은 평범했다. 학생 시절 시중에서 가장 저렴한 DSLR 카메라를 사서, 특별한 계획 없이 셔터를 눌러보는 것으로 시작했다. 전공은 공학이었고, 졸업 후에는 3년간 광섬유 케이블 설치 현장을 감독하는 일을 했다. 문제는 그 일이 그를 행복하게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그는 사랑하지 않는 일을 더는 견딜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회사를 나와, 매일 도시를 걷는 삶을 선택했다. 초기 촬영지도 달라졌다. 처음엔 누구나 그렇듯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 마린 드라이브, 반드라처럼 방문객이 몰리는 장소를 찍었지만, 이후로는 아무 기차역에서나 내려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이 전환이 중요하다. 관광지 사진은 도시의 '대표 이미지'를 재확인하는 작업이지만, 임의의 역에서 내려 걷는 방식은 그 도시에 실제로 사는 사람들의 표정과 생활을 마주치게 만든다. 결과물의 톤도 따라 바뀌었다. 그의 사진은 만화경처럼 겹쳐 보이는 색과 표정으로 묘사되는데, 이는 계획된 구도보다 우연히 마주친 장면을 그대로 받아들인 태도에서 나온다. 5년이 지난 지금도 그는 매일 새로운 촬영 거리를 발견한다고 말한다.

왜 지금인가

이 시리즈가 눈에 띄는 이유는 소재 자체보다 접근 방식에 있다. 몬순은 인도 사진에서 이미 익숙한 소재이지만, 대부분은 홍수나 재난성 보도 이미지로 소비된다. 셰스의 사진은 그 반대편에 선다. 카오스 속에서도 사람들의 표정, 몸짓, 도시의 질감을 겹겹이 보여주는 방식이라, 재난이 아니라 삶의 리듬으로 우기를 읽게 만든다. 이는 도시 사진 장르 전반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관광지 중심의 '보여주기식' 도시 이미지보다, 오래 걸으며 우연히 마주친 순간을 쌓아가는 '생활 밀착형' 다큐멘터리 사진에 대한 관심이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커지고 있다. 뉴욕을 오래 걸으며 도시의 이면을 기록한 작가 비비언 고닉의 회고록이 셰스의 작업과 자연스럽게 비교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공학에서 사진으로 진로를 바꾼 이력도 이 시점에 더 눈길을 끄는 요소다. 안정적인 경로를 벗어나 매일 걷는 일을 5년간 지속했다는 사실 자체가, 결과물 이전에 태도로서 소구하는 지점이 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반복 소비되는 몬순이라는 소재를, 한 개인이 5년간 축적한 시선으로 다시 보여준다는 점에서 지금 이 프로젝트가 놓인 자리는 뚜렷하다.

다음에 볼 것

'더 몬순 프로젝트'는 27장의 이미지로 구성된 갤러리 형태로 공개됐으며, 셰스는 이 작업을 별도의 마감 없이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작업 방식 자체가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 중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몬순 이외의 계절, 다른 골목과 동네를 배경으로 한 후속 이미지들이 꾸준히 추가될 가능성이 크다. 취재나 상업적 결과물을 목표로 하지 않고 매일 걷는 행위 자체를 축적해온 그의 이력을 생각하면, 이 프로젝트를 하나의 완결된 사진집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 아카이브로 지켜보는 편이 맞다. 지금 시점에서 발행된 27장 역시 그 아카이브의 한 단면일 뿐, 셰스가 다음에 어느 골목에서 내릴지는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이 이 프로젝트를 계속 따라가 볼 이유가 된다. 뭄바이라는 거대 도시를 관광지가 아닌 골목 단위로, 계절이 아닌 5년이라는 시간 단위로 읽어낸 이 접근이, 앞으로 다른 도시를 걷는 사진가들에게도 참고점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WildIndia’sYash ShethGalleryMumbaiVivian Gorni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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뭄바이 몬순, 카메라로 걷는 도시의 얼굴들

5년간 골목을 걸어 담은 뭄바이 우기

2026.08.28 · 5 min · Irang

인도 뭄바이는 매년 6월부터 9월까지 몬순, 즉 우기를 통과한다. 거리가 물에 잠기고 대중교통이 멈추는 계절이지만, 사진가 야시 셰스(Yash Sheth)에게는 오히려 도시가 가장 솔직한 얼굴을 드러내는 시간이다. 5년째 카메라 하나만 들고 뭄바이 골목을 걸어온 그는 최근 '더 몬순 프로젝트(The Monsoon Project)'라는 이름으로 27장의 사진을 묶어 공개했다.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나 마린 드라이브처럼 익숙한 관광지가 아니라, 우산을 쓴 행인이 물웅덩이를 건너고 빗물이 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뒷골목의 순간들이 담겼다. 한 장의 홍보 이미지가 아니라 5년간 매일 도시를 관찰해 쌓은 기록이라는 점에서, 이 시리즈가 지금 조용히 회자되는 이유를 짚어볼 만하다. 취향의 문제로 보면, 이 작업은 '어디를 찍었는가'보다 '얼마나 오래, 어떻게 머물렀는가'가 이미지의 질을 결정한다는 걸 다시 보여준다.

무엇이 달라졌나

셰스의 출발은 평범했다. 학생 시절 시중에서 가장 저렴한 DSLR 카메라를 사서, 특별한 계획 없이 셔터를 눌러보는 것으로 시작했다. 전공은 공학이었고, 졸업 후에는 3년간 광섬유 케이블 설치 현장을 감독하는 일을 했다. 문제는 그 일이 그를 행복하게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그는 사랑하지 않는 일을 더는 견딜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회사를 나와, 매일 도시를 걷는 삶을 선택했다. 초기 촬영지도 달라졌다. 처음엔 누구나 그렇듯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 마린 드라이브, 반드라처럼 방문객이 몰리는 장소를 찍었지만, 이후로는 아무 기차역에서나 내려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이 전환이 중요하다. 관광지 사진은 도시의 '대표 이미지'를 재확인하는 작업이지만, 임의의 역에서 내려 걷는 방식은 그 도시에 실제로 사는 사람들의 표정과 생활을 마주치게 만든다. 결과물의 톤도 따라 바뀌었다. 그의 사진은 만화경처럼 겹쳐 보이는 색과 표정으로 묘사되는데, 이는 계획된 구도보다 우연히 마주친 장면을 그대로 받아들인 태도에서 나온다. 5년이 지난 지금도 그는 매일 새로운 촬영 거리를 발견한다고 말한다.

왜 지금인가

이 시리즈가 눈에 띄는 이유는 소재 자체보다 접근 방식에 있다. 몬순은 인도 사진에서 이미 익숙한 소재이지만, 대부분은 홍수나 재난성 보도 이미지로 소비된다. 셰스의 사진은 그 반대편에 선다. 카오스 속에서도 사람들의 표정, 몸짓, 도시의 질감을 겹겹이 보여주는 방식이라, 재난이 아니라 삶의 리듬으로 우기를 읽게 만든다. 이는 도시 사진 장르 전반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관광지 중심의 '보여주기식' 도시 이미지보다, 오래 걸으며 우연히 마주친 순간을 쌓아가는 '생활 밀착형' 다큐멘터리 사진에 대한 관심이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커지고 있다. 뉴욕을 오래 걸으며 도시의 이면을 기록한 작가 비비언 고닉의 회고록이 셰스의 작업과 자연스럽게 비교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공학에서 사진으로 진로를 바꾼 이력도 이 시점에 더 눈길을 끄는 요소다. 안정적인 경로를 벗어나 매일 걷는 일을 5년간 지속했다는 사실 자체가, 결과물 이전에 태도로서 소구하는 지점이 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반복 소비되는 몬순이라는 소재를, 한 개인이 5년간 축적한 시선으로 다시 보여준다는 점에서 지금 이 프로젝트가 놓인 자리는 뚜렷하다.

다음에 볼 것

'더 몬순 프로젝트'는 27장의 이미지로 구성된 갤러리 형태로 공개됐으며, 셰스는 이 작업을 별도의 마감 없이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작업 방식 자체가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 중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몬순 이외의 계절, 다른 골목과 동네를 배경으로 한 후속 이미지들이 꾸준히 추가될 가능성이 크다. 취재나 상업적 결과물을 목표로 하지 않고 매일 걷는 행위 자체를 축적해온 그의 이력을 생각하면, 이 프로젝트를 하나의 완결된 사진집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 아카이브로 지켜보는 편이 맞다. 지금 시점에서 발행된 27장 역시 그 아카이브의 한 단면일 뿐, 셰스가 다음에 어느 골목에서 내릴지는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이 이 프로젝트를 계속 따라가 볼 이유가 된다. 뭄바이라는 거대 도시를 관광지가 아닌 골목 단위로, 계절이 아닌 5년이라는 시간 단위로 읽어낸 이 접근이, 앞으로 다른 도시를 걷는 사진가들에게도 참고점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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