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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lture 2026.09.18 5 min read Irang 글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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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지, 안티에이징 대신 '비장의 미학'을 택하다

카이에서 히슨으로, 이름을 바꾼 이유

일본 스킨케어 브랜드 오사지(OSAJI)가 11월 25일, 대표 안티에이징 라인의 이름과 처방, 패키지를 통째로 바꿔 다시 내놓는다. 기존 '카이(KAI)' 시리즈는 '히슨(HISUN)'이라는 새 이름을 얻었고, 클렌징 오일부터 아이크림까지 전 6종이 4,180엔에서 8,800엔 사이 가격으로 직영 매장과 공식 온라인몰에서 판매된다. 단순한 리뉴얼처럼 보이지만, 이 개편의 진짜 무게는 성분표나 가격표가 아니라 브랜드가 '나이 듦'을 대하는 태도를 뒤집었다는 데 있다. 오랫동안 뷰티 업계가 '동안'과 '노화 방지'를 최우선 가치로 세워온 흐름 속에서, 오사지는 이번 리뉴얼을 통해 나이 드는 과정 자체를 부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이는 성분 개선이라는 기술적 사건이면서 동시에, 일본 미용 담론에서 나이와 아름다움의 관계를 다시 정의하려는 문화적 시도이기도 하다.

무엇이 달라졌나

기존 '카이' 시리즈가 '히슨'으로 이름을 바꾸며 달라진 것은 명칭만이 아니다. 처방의 핵심 아이디어부터 바뀌었다. 예전에는 각질을 인위적으로 제거하는 방식에 기댔다면, 히슨은 피부가 원래 가진 오래된 각질이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가는 메커니즘 자체에 주목한다. 이를 위해 유산균 배양 용해물, 카르노신, 아세틸히알루론산나트륨 같은 성분을 제품별로 새롭게 배합해, 턴오버(피부 재생 주기)·항산화 및 항당화·보습이라는 세 갈래로 나이 든 피부를 관리하도록 설계했다. 라인업은 클렌징 오일(150mL, 4,620엔), 워싱폼(160mL, 4,180엔), 리스클 로션(120mL, 5,280엔), 딥 리페어 세럼(50mL, 8,800엔), 리스클 크림(50g, 6,600엔), 리스클 아이크림(20g, 6,050엔) 총 6종으로, 8,800엔짜리 세럼이 최상위 제품임을 감안하면 백화점 화장품 매대에서 흔히 보는 프레스티지 라인과 비슷한 가격대다. 향도 손을 봤다. 기존 로즈 향을 기반으로 시트러스와 허브 향을 겹쳐, 매일 쓰기에 더 자연스러운 인상으로 조정했다. 패키지 디자인은 건축가 나가야마 유코가 맡아, 노을처럼 번지는 그러데이션과 에도 기리코 유리 공예의 문양, 구릿빛 펌프·캡으로 브랜드가 추구하는 미학을 시각화했다.

왜 지금인가

이 리뉴얼의 이름 자체가 배경을 설명한다. '히슨'은 무로마치 시대 노 배우 제아미가 남긴 예능론 '풍자화전'의 '비장하면 꽃이다(秘すれば花)'라는 구절에서 따왔다. 모든 것을 겉으로 드러내기보다 안에 감춘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는다는 사고방식을, 나이를 먹는 과정에 그대로 겹친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변화만이 아니라 그동안 쌓인 경험과 시간 자체를 아름다움으로 보자는 관점인데, 이는 시간의 경과와 변화에서 미를 찾는 일본 전통 미의식인 '와비사비'와도 맞닿아 있다. 뷰티 업계가 오랫동안 '어려 보임'에 가치를 두는 동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안티에이징이라는 단어 자체에 피로감을 느끼는 흐름이 감지되어 왔다. 나이 드는 것을 막아야 할 결함처럼 다루는 서사 대신, 나이 듦을 그 자체로 긍정하는 '에이지 포지티브' 화법이 스킨케어를 넘어 뷰티 업계 전반에서 조금씩 자리를 넓혀온 맥락과도 맞물린다. 일본 화장품 브랜드가 자국의 전통 미의식을 끌어와 이 흐름에 자기 목소리를 내려 한다는 점에서, 이번 개편은 단순한 신제품 출시를 넘어 브랜드가 시장에 던지는 태도 선언에 가깝다.

다음에 볼 것

당장 확인할 지점은 11월 25일 출시일과 직영 매장·공식 온라인몰이라는 한정된 판매 채널이다. 백화점이나 편집숍으로 유통을 넓힐지, 아니면 당분간 직접 채널에서만 소비자와 접점을 유지할지는 이후 브랜드의 확장 속도를 가늠하는 신호가 될 만하다. 더 눈여겨볼 대목은 이 리뉴얼이 오사지의 더 큰 그림 속 한 조각이라는 점이다. 브랜드는 내년 창립 10주년을 앞두고 '뷰티 콩글로머릿'이라는 구상을 사내에서 밀고 있으며, 퍼스널 케어와 관련해 고민이 생기면 '일단 오사지에 가면 된다'고 여겨지는 위치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라는 틀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겠다는 뜻으로, 이번 히슨 리뉴얼에서 보여준 '나이 듦을 긍정하는 세계관'이 앞으로 다른 카테고리로 어떻게 확장되는지가 이어질 관전 포인트다. 나이를 대하는 태도 하나를 브랜드 철학의 축으로 세운 만큼, 후속 라인이나 협업에서도 같은 문법이 반복될지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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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에서 히슨으로, 이름을 바꾼 이유

2026.09.18 · 5 min · Irang

일본 스킨케어 브랜드 오사지(OSAJI)가 11월 25일, 대표 안티에이징 라인의 이름과 처방, 패키지를 통째로 바꿔 다시 내놓는다. 기존 '카이(KAI)' 시리즈는 '히슨(HISUN)'이라는 새 이름을 얻었고, 클렌징 오일부터 아이크림까지 전 6종이 4,180엔에서 8,800엔 사이 가격으로 직영 매장과 공식 온라인몰에서 판매된다. 단순한 리뉴얼처럼 보이지만, 이 개편의 진짜 무게는 성분표나 가격표가 아니라 브랜드가 '나이 듦'을 대하는 태도를 뒤집었다는 데 있다. 오랫동안 뷰티 업계가 '동안'과 '노화 방지'를 최우선 가치로 세워온 흐름 속에서, 오사지는 이번 리뉴얼을 통해 나이 드는 과정 자체를 부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이는 성분 개선이라는 기술적 사건이면서 동시에, 일본 미용 담론에서 나이와 아름다움의 관계를 다시 정의하려는 문화적 시도이기도 하다.

무엇이 달라졌나

기존 '카이' 시리즈가 '히슨'으로 이름을 바꾸며 달라진 것은 명칭만이 아니다. 처방의 핵심 아이디어부터 바뀌었다. 예전에는 각질을 인위적으로 제거하는 방식에 기댔다면, 히슨은 피부가 원래 가진 오래된 각질이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가는 메커니즘 자체에 주목한다. 이를 위해 유산균 배양 용해물, 카르노신, 아세틸히알루론산나트륨 같은 성분을 제품별로 새롭게 배합해, 턴오버(피부 재생 주기)·항산화 및 항당화·보습이라는 세 갈래로 나이 든 피부를 관리하도록 설계했다. 라인업은 클렌징 오일(150mL, 4,620엔), 워싱폼(160mL, 4,180엔), 리스클 로션(120mL, 5,280엔), 딥 리페어 세럼(50mL, 8,800엔), 리스클 크림(50g, 6,600엔), 리스클 아이크림(20g, 6,050엔) 총 6종으로, 8,800엔짜리 세럼이 최상위 제품임을 감안하면 백화점 화장품 매대에서 흔히 보는 프레스티지 라인과 비슷한 가격대다. 향도 손을 봤다. 기존 로즈 향을 기반으로 시트러스와 허브 향을 겹쳐, 매일 쓰기에 더 자연스러운 인상으로 조정했다. 패키지 디자인은 건축가 나가야마 유코가 맡아, 노을처럼 번지는 그러데이션과 에도 기리코 유리 공예의 문양, 구릿빛 펌프·캡으로 브랜드가 추구하는 미학을 시각화했다.

왜 지금인가

이 리뉴얼의 이름 자체가 배경을 설명한다. '히슨'은 무로마치 시대 노 배우 제아미가 남긴 예능론 '풍자화전'의 '비장하면 꽃이다(秘すれば花)'라는 구절에서 따왔다. 모든 것을 겉으로 드러내기보다 안에 감춘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는다는 사고방식을, 나이를 먹는 과정에 그대로 겹친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변화만이 아니라 그동안 쌓인 경험과 시간 자체를 아름다움으로 보자는 관점인데, 이는 시간의 경과와 변화에서 미를 찾는 일본 전통 미의식인 '와비사비'와도 맞닿아 있다. 뷰티 업계가 오랫동안 '어려 보임'에 가치를 두는 동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안티에이징이라는 단어 자체에 피로감을 느끼는 흐름이 감지되어 왔다. 나이 드는 것을 막아야 할 결함처럼 다루는 서사 대신, 나이 듦을 그 자체로 긍정하는 '에이지 포지티브' 화법이 스킨케어를 넘어 뷰티 업계 전반에서 조금씩 자리를 넓혀온 맥락과도 맞물린다. 일본 화장품 브랜드가 자국의 전통 미의식을 끌어와 이 흐름에 자기 목소리를 내려 한다는 점에서, 이번 개편은 단순한 신제품 출시를 넘어 브랜드가 시장에 던지는 태도 선언에 가깝다.

다음에 볼 것

당장 확인할 지점은 11월 25일 출시일과 직영 매장·공식 온라인몰이라는 한정된 판매 채널이다. 백화점이나 편집숍으로 유통을 넓힐지, 아니면 당분간 직접 채널에서만 소비자와 접점을 유지할지는 이후 브랜드의 확장 속도를 가늠하는 신호가 될 만하다. 더 눈여겨볼 대목은 이 리뉴얼이 오사지의 더 큰 그림 속 한 조각이라는 점이다. 브랜드는 내년 창립 10주년을 앞두고 '뷰티 콩글로머릿'이라는 구상을 사내에서 밀고 있으며, 퍼스널 케어와 관련해 고민이 생기면 '일단 오사지에 가면 된다'고 여겨지는 위치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라는 틀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겠다는 뜻으로, 이번 히슨 리뉴얼에서 보여준 '나이 듦을 긍정하는 세계관'이 앞으로 다른 카테고리로 어떻게 확장되는지가 이어질 관전 포인트다. 나이를 대하는 태도 하나를 브랜드 철학의 축으로 세운 만큼, 후속 라인이나 협업에서도 같은 문법이 반복될지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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